스트레칭과 부상 위험의 관계






너무도 당연하다고 여겨서 그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 일들이 세상에는 존재한다. 운동시작 전이나 운동을 마친 뒤 몸을 늘려주고 풀어주는 운동, 즉 스트레칭도 이처럼 뒤집을 수 없는 진실에 속한다. 스트레칭은 운동선수나 트레이닝에 의해 대물림되어 왔고 그 덕분에 오랫동안 그 효능에 대해 과학적으로 검증된 적이 없다.


돔널 맥컬리와 토머스 베스트는 '운동으로 인한 부상 위험 감소'를 중심 주제로 삼는 영국의학저널 서문에서 "스포츠는 사이비 과학으로 가득 차 있다"라는 비판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이어서 그들은 "자신을 치장하도록 설교당하는 지혜와 학술적인 증거를 서로 분리시키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캐나다 맥길 대학 생리학과의 이언 시리어 교수는 이처럼 쉽지 않은 분리 작업을 시도한 사람 가운데 하나였다. 이를 위하여 그는 두 가지 방법을 병행했다. 즉 하나는 몇 안 되는 임상 연구를 심층 관찰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이 분야의 기초 연구 결과들을 분석하는 방법이었다. 그가 대상으로 선정한 연구물들은 우선 일관성을 갖고 있지 않았다. 즉 이가운데 네 개의 연구에서는 스트레칭이 부상으로부터 몸을 보호해준다고 주장하는가하면, 다섯 개 연구에서는 스트레칭을 하는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 사이의 차이점이 없다고 밝혔으며, 나머지 세 개의 연구는 오히려 스트레칭으로 인해 부상 위험이 발생한다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 시리어 교수가 위이 연구 과제들에 기초 연구 평가를 포함시키자, 더더욱 혼란스러운 결과가 나타났다. 기초 연구 분야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네 개의 연구 중 세 개에서 실험 대상자들에게 스트레칭 이외에 워밍업 운동을 추가로 실시하도록 했다. 스트레칭과는 대조적으로 워밍업은 신체 보호 작용에 대한 지시 사항이 존재한다. 그 결과 네 번째 연구에서 여성에 한하여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났다. 이는 다시 말해 엄밀히 조사하면 12개 연구 중 어디에서도 스트레칭이 부상 위험을 막아준다는 주장을 펼치지는 않았다고 볼 수 있겠다.


시리어 교수는 스트레칭이 부상을 예방해주지 못한다는 주장을 계속 이끌어간다. 예를들어 가벼운 몸 늘리기 운동만으로도 근육 세포에 손상을 가져올 수 있으며, 그 밖에도 스트레칭으로 통증이 심해질 수도 있다. 경고등을 평소보다 늦게 켜는 것은 예방을 위해서는 아무 의미도 없다는 뜻이다. 그는 이어서 대부분의 부상은 일상적인 행동 범위 내에서 발생한다고 보았다. 그러니 도대체 스트레칭을 함으로써 보호해야 할 신체 부위를 늘릴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같은 연구를 위해 오스트레일리아의 한 연구팀은 1,500명의 신참 군인들을 실험 대상으로 정하고 이들을 두 그룹으로 무작위 분류했다.

한 그룹은 훈련을 받기 전 워밍업 운동만을, 다른 한 그룹은 추가로 스트레칭을 실시하도록 했다. 2주 후 두 그룹의 부상 정도를 비교해본 결과, 통계상 뚜렷한 차이점이 드러나지 않았다.


쉽게 말해서 워밍업만 한 경우보다 여기에 스트레칭까지 병행한 경우가 부상을 막아주는 데 더 큰 이득이 되지는 못한 것이다. 통계상 별 의미가 없는 작은 차이를 지켜본 연구팀은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내용를발표했다. 이러한 미미한 차이가 그나마 우연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스트레칭 덕분에이라면, 운동선수 개개인은 단 1회의 부상을 피하기 위해서 23년 동안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는 계산이 바로 그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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