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듦에 대하여
나이가 든다는 것은
생각했던 것보다 참 괜찮은 일이다.
좀처럼 나를 놓아주지 않을 것 같던
그 끈질긴 욕심, 회한, 미움, 불안이
어느 새 슬그머니 다 녹아버렸다.
그 자리에
느긋함, 넉넉함, 연민, 고마움이 밀고
들어온다.
무엇보다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외로움을 즐겨야
남에게 섭섭함이 없고
섭섭함이 없으면 사람이 여유로워 보이고
주위에 사람이 모여든다.
즉, 혼자 놀 줄 알아야 인생이 덜 삭막하고,
나이 드는 게 오히려 더 즐겁다.
나이 드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
그래서 자유스러운 일이다.
누구나
나이를 먹지만 누구나 늙는 것은 아니다.
- 박혜란, '다시, 나이 듦에 대하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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